한국 최초 노벨문학상 '한강', 어떤 책부터 읽을까? 한림원 수상작 추천

드디어 노벨문학상 수상작을 원서로, 모국어로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뽬뽜라뽬뽬!!!

아직도 믿기지 않는 그야말로 '한강의 기적'이 일어났어요.

스웨덴 한림원은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로 대한민국의 '한강'을 선정했습니다.

여성 작가로서는 아시아 최초, 노벨문학상은 한국 최초의 쾌거를 이뤘는데요.

2000년 고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이후 역사상 두 번째 수상이기도 합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같은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와 동시대를 살아가다니 너무 놀랍고 흥분이 가라앉질 않네요.

뉴스를 접하고 한강 작가님의 책을 사기 위해 몰리는 바람에  온라인 서점들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는데요.

워낙 유명한 작품이 많아 어떤 책부터 읽어야 할지 고민되시죠.

그래서 한강 작가의 어떤 작품을 먼저 접해야할지 노벨문학상 공식 홈페이지와 작가님의 인터뷰를 통해 추려봤어요.

 

2024 노벨문학상 한강 수상작 추천

2024 노밸문학상 수상자 한강, 사진출처: 노벨문학상 공식 홈페이지

1. 노벨문학상 공식 홈페이지 추천 도서 

노벨문학상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What to read: Han Kang'이라는 제목으로 한강 작가의 어떤 책을 먼저 읽으면 좋을지 스웨덴 한림원( Swedish Academy ) Steve Sem-Sandberg 이 추천하는 책 세 권을 소개했습니다.

영문으로 된 책 소개를 한글로 번역해보았어요. 

1) 채식주의자 (The Vegetarian), 2007

노벨문학상 수상작_ 채식주의자

노벨문학상 공식 홈페이지 캡처

"채식주의자는 2016년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한 한강의 국제적으로 획기적인 소설입니다. 

어느 날 밤 갑자기 고기를 먹지 않기로 결심한 한 중년 한국 여성의 이야기입니다. 

소설에서 채식주의자 본인은 침묵하고 대신 남편, 형부, 언니(순서대로)가 세 가지 다른 서사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혐오에서 성적 매혹, 독한 질투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다양한 반응은, 그녀가 가족에게 끼친 수치에 대한 죄책감을 인정한다든가 혹은 양보하기를 거부하는 여자의 침묵 속 단호함과 뚜렷한 대비를 이룹니다.

이러한 반응을 통해 우리는 출세 제일주의, 경직되고 때로는 폭압적인 사회적 규범과 관습에 집착하는 가부장제 사회의 날카로운 초상을 보게 됩니다."

 

한강 작가를 몰라도 <채식주의자>는 익숙하실 텐데요.

2016년 맨부커 상 수상으로 국제적으로도 유명해진 작품입니다.

특히 데보라 스미스의 섬세한 번역으로 맨부커상을 안긴 영문판도 매우 유명하죠.

<채식주의자>를 읽은 독자들 뿐 아니라 전문가들은 이때부터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을 가늠했었습니다.

<채식주의자>는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불꽃 3편의 연작소설입니다.

가족의 폭력 속에 나무처럼 피폐해져 가는 한 여성의 침묵 속 반발을 격렬하게 느낄 수 있어요.

가장 유명한 작품이어서 그런지 노벨문학상 공식 홈페이지도 첫 번째로 꼽았네요.

2) 희랍어 시간(Greek Lessons), 2011

노벨문학상 수상작_ 희랍어 시간

노벨문학상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이 짧지만 강렬하고 심리적으로 관통하는 소설은 외부 세계와 자신을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연결 고리를 잃었거나 잃는 과정에 있는 두 개인의 내밀한 초상화입니다. 

여자 주인공은 가정 폭력을 겪은 후 침묵 속으로 도피했고, 남자 주인공은 유전병으로 인해 서서히 시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의사소통 능력을 되찾기 위해 여자는 -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언어는 그녀를 해칠 수 없기에- 고대 그리스어 수업을 들었고, 시력을 잃은 남자는 그녀의 그리스어 선생님입니다.

일종의 섬세한 러브 스토리인데, 이 소설은 극복할 수는 없더라도 최소한 사별이라는 공통분모를 찾으려는 두 사람의 시도를 추적합니다.

또한 언어에 관한 책으로, 언어가 어떻게 우리의 외면과 내면에 형태와 의미를 부여하는 동시에 우리 모두의 가장 섬세한 부분인 정체성을 찢고 파괴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희랍어 시간>은 말을 잃어가는 한 여자의 침물과 시력을 읽어가는 한 남자의 빛이 만나는 찰나의 이야기를 흑백 영화처럼  그려낸 작품입니다.

이혼하고, 양육권도 빼앗기고, 말을 잃어버린 여자.

가족을 독일에 두고 한국으로 돌아와 희랍어를 가르치는, 시력을 잃어가는 강사의 대화로 시작되는데요.

군더더기 없이 절제된 단어들로 이뤄진 수작이라는 평가와 함께 철학적 깊이를 한층 더 확장시킨 작품이라 평가받고 있어요.

하나하나 다듬어진 시처럼. 음악처럼 아름다운 문장들로 이뤄져 필사하기 좋은 책으로도 꼽힙니다.

3) 소년이 온다(Human Acts), 2014

노벨문학상 수상작_ 소년이 온다

노벨문학상 공식 홈페이지 캡처

"2025년 1월 영어로 출간 예정인 그녀의 최신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에서와 마찬가지로, <소년이 온다>는 그리 멀지 않은 조국의 과거를 완곡하지만, 무섭고 완전히 설득력 있게 그려냅니다.

참을 수 없는 서사적 긴장감을 자아내는 다양한 시점을 통해 1980년 5월 작가가 유년기와 청년기를 보낸 광주에서 일어난 학생 봉기, 당시 집권 군사 정권에 의해 잔인하게 진압된 봉기에 가담하거나 무고하게 희생된 많은 사람들의 삶을 기록하는 소설입니다.

그녀의 다른 많은 작품에서와 마찬가지로 가해자와 피해자, 육체와 영혼, 심지어 삶과 죽음의 경계가 흔들리고 있으며, 직설적이면서도 미묘한 언어로 반영되어 있습니다.

한 작가는 이 소설을 비롯한 여러 소설에서 외면할 수도 저항할 수도 없는 현실의 잔재로 여겨지는 '과거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합니다.

그녀의 솔직하고 진정으로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문학 작품을 통해 우리는 과거를 끊임없이 되새기며 살아갑니다."

 

스웨덴 한림원이 수상작 선정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서술했습니다.

한강은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규칙에 맞서며, 작품마다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냅니다.
그녀는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연결에 대한 독특한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되었습니다.

 

노벨문학상 선정 이유에 역사적 트라우마를 언급한 것으로 보아서 아마도 <소년이 온다>가 수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아닌가 예측되는데요.

제주 4.3 사건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 또한 선정 이유에 부합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소년이 온다>는 <채식주의자>와 함께 한강 작가의 대표작으로 꼽힙니다.

2. 한강 작가의 추천 도서

1) 작별하지 않는다(We do not part), 2021

노벨문학상 수상작_ 작별하지 않는다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는 2021년에 발표된 가장 최신작으로 제7회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 '메디치상 외국문학 부문'에 선정된 작품입니다.

절제된 표현력과 주제의 보편성 때문에 이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는데요.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 사건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한강 작가는 "이 소설은 작별 인사를 하지 않기로 결심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그들처럼 깜빡이는 빛에 대한 믿음을 멈추지 않길 바란다."라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들은 뒤 노벨위원회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방금 당신에 대해 알게 된 사람에게 어떤 책부터 읽으라고 제안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모든 작가들은 자신의 가장 최근 작품을 좋아한다. 따라서 나의 가장 최근 작품인 <작별하지 않는다>가 시작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답했습니다.

 

2) 흰, 채식주의자

노벨문학상 수상작_ 흰

 

한강 작가는 노벨위원회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흰>과 <채식주의>도 추천했는데요.

개인적이고, 자전적인 작품인 <흰>, 한강 작가를 인정 받게 한 <채식주의자>라 읽어보길 권하면서도 여전히 최신작인 <작별하지 않는다>부터 입문하기를 바란다고 인터뷰했습니다.

작가님은 강력하게 <작별하지 않는다>를 추천하신 셈입니다. 강추!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어떤 책부터 읽을지 정하시는데 도움이 되었나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한국의 문학이 세계적으로 인정 받고, 역사적으로도 큰 획을 긋는 겹경사가 났네요.

다시 한 번 한강 작가님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영광스럽습니다.

저도 추천작 사러 튀어나갑니다.

작품과 함께 뜻깊고 설레는 가을 보내세요.

황금구미호였어요.

빠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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