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게 오래 살고 싶다면 건강검진, 유전자검사(DTC 포함)
'역노화, 젊게 오래 사는 시대가 온다'의 저자이자 미국노화연구연맹 이사인 세르게이 영(Young, Sergey)은 노화 혁명의 혜택을 받는 가까운 미래까지 장수하기 위해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할 일 1위로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꼽았는데요. 건강은 건강할 때 챙겨야 하고, 정기 검진으로 질병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제 친구도 최근 유방암 수술 후 항암 치료 중인데요. 가족력이 있어 정기 검진 하다가 암을 발견했어요. 증상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정기 검진이 아니었으면 발견은커녕 치료 시기를 놓칠 수도 있는 케이스였습니다. 건강 검진이 다가올 때마다 건너뛸 궁리였던 저도 반성하게 됐구요.
당연하게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더욱 중요한 건강 검진과, 유전자 검사, 그리고 요즘 핫하게 떠오른 DTC 유전자 검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정기적인 건강 검진
지붕은 맑은 날에 고쳐야 한다
존 F. 케네디
'역노화'의 저자 세르게이 영이 미국인이라 건강 검진을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우리나라와는 제도적으로 다른 환경에 있어서 특히 건강 검진을 첫 번 째 항목으로 언급한 것 같은데요.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항목에 걸쳐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진 우리로서는 참 다행이고, 새삼 감사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소 1년에 한 번은 혈액 검사, 대사 검사, 갑상선 기능 검사를 비롯한 종합 건강 검진과 비타민D, 비타민B, 철분, 마그네슘 등 영양소 결핍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를 받는 게 좋고, 성생활에 따른 성병 검사도 필요하다."
역노화, 젊게 오래 사는 시대가 온다 p.299
'역노화'에서는 40대 이상 남성은 전립선 검사를, 40대 이상 여성은 유방암, 난소암,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고, 남녀 모두 대장암 검사를 받으라 권하고 있는데요.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 때문에 소화기 암 발병률이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위내시경, 대장 내시경 또한 필수 검진 항목입니다.
특히 대장암의 경우 대장이 꽈리처럼 되어 있어 용종을 놓칠 위험이 11%에 달합니다. 채변 검사만으로는 정확도가 50%로 떨어지구요. 그래서 가족력이 있다면 꼭 내시경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대장암의 경우 우리나라 20~30대 발병률이 무려 세계 1위라는데요. 서구화된 식생활의 영향이 크겠지요. 전립선암, 유방암, 대장암, 위암 등은 초기에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매우 높은 암에 속해서 건강 검진으로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건강 검진은 질병을 발견하기도 하지만, 미래에 걸리기 쉬운 질병을 알아내 식생활, 운동, 약 처방 등으로 발병을 막기 위한 것이에요. 공복혈당, 콜레스테롤, 고지혈, 간질환, 요단백, 신사구체여과율 등을 관리해 질환을 예방하고, 사망 원인 1위인 암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선 건강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아야겠지요. 위내시경, 대장내시경, 초음파 검사, 혈액검사만 잘 받아도 암의 80%를 예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복부, 흉부 CT까지 추가하면 암의 95%를 찾아낼 수 있다고 해요.
또한 흉부방사선촬영, 구강검진, 이상지질혈증, 우울증, 인지기능장애 등이 국가검진의 기본 검사로 포함되어 있는데요. 여기에 위, 대장 내시경과 초음파 검사를 추가하면 가장 효율적이라고 합니다. 물론 가족력이 있거나 고령인 경우에는 CT, MRI 검사 등을 추가해 정밀한 검사를 받는 게 좋겠죠. 증상이 없으니까, 아직 젊으니까 괜찮을 거라 방심하지 마시고, 태어나 보니 세계 최고 수준의 건강 검진 시스템이 갖춰진 한국인으로서의 혜택 꼭 누리시길 바랍니다. (건강검진 홍보 대사인가)
2. 유전자 검사
안전벨트를 매는 것과 같다고 보면 됩니다. 확률만 따지면 안전벨트를 맬 필요가 없습니다. 사고를 당하는 사람은 극소수고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불필요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사고를 당하는 5퍼센트 중에서 안전벨트를 맨 사람은 생명을 건질 수 있습니다.
역노화, 젊게 오래 사는 시대가 온다 p.300
세르게이 영은 정기적인 건강 검진뿐 아니라 유전자 검사를 권했는데요. 유전자, 후성유전체, 장내 세균총을 검사해 건강 상태를 초기에 진단할 수 있는 서비스를 이용하라고 합니다. 전체 인구의 약 5%는 유전자가 생사를 좌우해 유전자 진단법에 한계는 있어도 유전자 검사를 통해 생명을 건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데요. 만약을 대비해 안전벨트를 매는 것처럼 극소수의 사람이 죽음에 이르는 걸 방지하기 위해 유전자 검사를 권했습니다.
저자가 언급한 유전자 검사는 DTC 검사인데요. 미국과 우리나라의 DTC 검사 범위가 달라서 궁극적으로는 질병을 예측하는 의학적 유전자 검사를 뜻하고 있습니다. DTC 유전자 검사에 대해서는 잠시 후에 알아볼게요.
1) 유전자 검사란
저는 유전자검사 자체가 생소했는데요.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유전자 검사로 발병 위험이 높은 돌연변이 유전자를 발견하고 유방과 난소 절제 수술을 받았다는 뉴스를 접한 게 전부였어요. 안젤리나 졸리의 경우 가족력까지 있기 때문에 거의 100% 발병 확률이 있어 선제적으로 절제 수술을 받은 경우라는데요. 한 마디로 유전자 검사는 내 유전자가 어떤 암이나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지 미리 알아보는 검사랍니다. 우리나라도 요즘 암유전자검사, 질병유전자 검사가 많이 보편화되었고, 절차도 간단하다고 해요.
각종 암, 치매, 만성질환에 대한 위험도와 대사질환, 약물 반응 등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 질환을 예측하는 검사예요. 또한 자신에게 적합한 약물, 음식, 운동 방법을 예측해 준답니다. 유전적인 요인뿐 아니라 환경적인 요인까지 고려해 질병발생을 예측할 수 있다고 해요. 암이나 희귀병, 태아의 기형 여부는 예측 가능성이 높고, 고혈압이나 당뇨는 후천적인 생활 습관에 많이 좌우되므로 예측 가능성이 낮다고 합니다. 어쨌든 소량의 채혈이나 입 안의 구강 상피세포를 채취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미래에 어떤 질병에 노출될 확률이 큰지 알 수 있다니 눈이 번쩍 뜨여요.
2) 유전자 검사 비용
물론 이런 검사는 예상대로 비싸겠죠.
검색해 보니 비용은 의료기관에 따라, 검사 항목에 따라 제각각이네요.
참고용으로 온라인에 제시된 고대안암병원 검사 비용을 요약해 볼게요.
주요 암 5종 | 15만 원 |
뇌심혈관질환 5종 | 15만 원 |
암 11종 | 30만 원 |
대사증후군 8종 | 25만 원 |
노인성질환 10종 | 30만 원 |
비용출처: https://healthpro.kumc.or.kr/m/personal/personal0102T09.do
암과 일반질환 항목을 함께 검사하면 대체적으로 70~90만 원대의 비용이 드는 것 같아요. 더욱 다양한 항목의 정밀한 검사는 약 200만 원 정도로 훨씬 비싸구요. 병원마다, 검사 항목 패키지에 따라서도 많이 다르더라구요.
또한 기존 질병 때문에 유전자 검사를 해야 하는 경우에는 보험이 적용될 수 있다니 더 정확한 비용은 의료기관을 통해 문의, 확인하시길 추천합니다.
3) 유전자 검사 시 주의할 점
건강 검진은 현재의 상태를 바로 알기 위해 하는 검사고, 유전자 검사는 미래의 모습을 예측하고 예방하는 목적입니다. 저는 비용 때문에 망설여지지만, 질병에 노출될 확률이 높은 가족력이 있는 분이라면 유전자 검사도 해보시는 게 도움이 되겠죠.
단, 질병의 진단, 치료, 예측 등 의료적 목적을 위한 검사는 꼭 의료기관에서 해야 하며, 유전정보는 사생활이 침해될 수 있는 개인정보이므로 검사 결과는 반드시 비밀로 보호되어야 합니다. 유전자 정보는 개인의 건강, 질병, 심지어 가족력까지 밝혀낼 수 있는 매우 민감한 정보입니다. 따라서 검사 기관의 개인정보 보호 시스템 및 윤리적 책임에 대한 신뢰도를 꼼꼼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유전 정보가 유출되어 차별, 악용될 소지가 있으므로 반드시 검사 기관에서 직접 전달받아야 한답니다.
또한 아무리 기술이 발전했다고 해도 검출, 진단의 오류 및 한계가 존재합니다. 검사 결과가 특정 질환에 대한 양성으로 나왔다고 해서 반드시 질병에 걸린다는 뜻이 아닙니다. 가능성은 어디까지나 가능성일 뿐이죠. 불안과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유전자 검사에 대한 바른 이해가 필요합니다.
3. DTC 유전자 검사
1) DTC 유전자 검사란
DTC 유전자 검사는 2016년에 국내에 도입 됐어요.
요즘 MZ 세대를 중심으로 핫해서 MBTI보다 더 인기라는데요.
DTC는 Direct-To-Consumer의 약자로서 '소비자 대상 직접 유전자검사, 소비자 직접 시행 검사'라고 합니다. 소비자가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 약국, 마트 등에서 검사 키트를 구입해 DNA를 채취, 직접 인증받은 유전자검사기관에 검사를 의뢰하는 것을 뜻하는데요. 의료기관에서 하는 유전자검사와는 달리 질병에 대한 직접적 정보는 다루지 않는 게 차이점이에요. (2024년 기준) 헬스케어의 범위에 속하는 검사입니다.
유전적 혈통을 확인할 수 있고, 수면습관과 시간, 비타민 D 농도, 칼슘 농도, 색소침착, 남성형 탈모, 알코올 대사, 카페인대사, 혈당, 혈압, 체지방율 등 개인의 영양, 생활습관, 신체적 특징을 알아볼 수 있다고 해요.
예를 들면 같은 햇빛에 노출되더라도 기미, 주근깨가 더 쉽게 생길 수 있는 유전자인지, 혹은 피부 노화 속도가 빠른 유전자인지, 탈모가 생길 유전자인지, 근육이 잘 발달할 유전자인지, 어떤 운동이 잘 맞는지, 어떤 영양소가 부족한지 등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몽골인의 후예인지도 알 수 있다는데요. 오호라! 친자 확인만 가능한 줄 알았는데 정말 다채로운 정보를 알 수 있겠군요. (검사 후기를 보면 사주팔자 보는 것보다 유용해서 과학적 사주로도 불린다네요. ㅋㅋㅋㅋ)
타액이나 구강 상피세포를 구매한 키트에 담아 검사 기관에 반송하면 앱으로 결과를 알려주는 방식입니다. 구매가 쉽지만, 19세 이상 성인만 검사 가능합니다. 저렴한 키트로 나도 몰랐던 나의 유전자에 대해 구석구석 알아보면 개선해야 할 생활습관, 식습관, 운동방식 등 건강하게 살기 위한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무엇보다 너무 궁금하고, 재밌겠죠?
2) DTC 유전자 검사 비용
온라인에서는 검사 키트 가격에 검사 비용이 포함되어 있고, 대략 5만 원~ 18만 원 등으로 가격이 많이 다르네요. 검사 기관이나 검사 항목 개수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 듯합니다. 앱을 통해서만 판매하는 검사 키트도 있구요. 탈모 관련, 피부 관련, 운동 관련, 생활습관 등 알고 싶은 항목만 추려서 1만 원대로 더 저렴하게 검사할 수도 있더라구요.
3) DTC 유전자 검사의 한계
국내의 DTC 검사는 카페인 대사나 피부 노화도 등 다양한 항목에 대해 정보를 알려주지만, 치매 유전자 보유 여부나 약물 유전체 검사는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는데요. 생활 건강 웰니스 영역의 검사만 가능한 DTC 검사는 유전적 질환의 효과적인 치료와 예방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에요. 세르게이 영이 권유한 DTC 검사도 웰니스 영역에 국한된 검사가 아니었죠.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암 등의 발병 가능성을 알려주고, 개인에게 맞는 약물을 찾아주는 약물 유전체 검사 등도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마도 앞으로는 국내 DTC 검사도 이러한 범위로 확대될 수 있겠죠.
아직은 현재 기준, 질병을 진단하거나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는 사용될 수 없는 검사라고 합니다. 의학적 소견이 아니라 생활 습관을 교정하고,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해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한 참고 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다네요. 암이나 질병 예측 유전자 검사는 앞에서 다뤘듯이 반드시 의료기관을 통해서만 할 수 있습니다.
4) DTC 유전자 검사의 전망
DTC 유전자 검사는 최근에 검사항목을 165개에서 181개까지 확대했고, 올해 말부터는 검사항목을 기존 헬스케어에서 질병 유사 항목으로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는 소식도 있습니다. 질병 유사 항목도 검사할 수 있게 된다면, 세르게이 영이 말한 '질병 예측'을 위한 유전자 검사에 더 가까워지겠죠. DTC 유전자검사 분야가 바이오 헬스 케어 산업과 연계되어 기술적, 제도적으로 더욱 개선될 전망이고요. 검사 가격도 매년 낮아지고 있어서 빠르게 발전, 성장할 분야라고 합니다.
5) DTC 유전자 검사의 문제점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건강을 관리하고, 유전적으로 취약한 질병을 예측할 수 있는 이점이 있지만, 아직은 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베이스, 알고리즘, 기술 역량이 달라 기관별로 검사 결과가 다르게 다올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유전적인 발병 가능성이 낮다는 검사 결과를 맹신해 후천적인 생활 습관으로 생길 수 있는 당뇨, 고혈압, 비만 등의 질병을 키울 수 있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예전보다 데이터가 축적되고 기술이 발전했지만, 아직은 질병을 진단하고 예측할 만한 신뢰도까지는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건강 관리를 위한 보조적인 수단으로 여겨야 한다는군요.
우리나라는 2022년부터 DTC 유전자 검사 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는데요. DTC 검사 관련 규제를 풀면서 유전자 업체의 검사 인력과 시설, 개인 정보 보호 수준 등을 평가해 인증하고 있답니다. 해외 DTC 검사 업체 190여 곳 중 보건복지부 인증을 받은 업체는 한 곳도 없고, 2024년 3월 기준으로 인증제를 통과한 기업은 국내 업체 단 10곳뿐이라니 검사 키트를 구입할 때에도 인증된 기관인지 꼭 확인해야겠어요. 정부 인증을 받지 않은 해외 유전자 업체들은 한국인의 유전자 정보를 무단 수집할 우려가 커서 더욱 주의해야 한답니다.
현재 및 미래의 질환을 찾아내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이 젊게 오래 사는 장수의 첫걸음이라고 합니다.
정기적인 건강 검진으로 현재를 관리하고, 현명한 유전자 검사로 미래의 건강까지 보완해 보시면 어떨까요.
바르고 유익한 정보로 또 찾아뵐게요.
순금 24K로 된 꼬리 아홉 개 황금구미호였어요.
빠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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