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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을 부르는 사고방식 5가지

황금구미호 2024. 5. 16.

노화는 피부, 눈, 체력 등 눈에 보이는 부분뿐 아니라 오장육부는 물론 뇌와 영혼까지 쪼글쪼글하게 만들죠. 뇌가 늙으면 생각이 늙고, 뇌의 지배를 받는 우리 몸도 영향을 받아 노쇠해집니다. 그래서 근육을 만들고 주름을 없애는 노력처럼 뇌도 생생하게 유지해야 하는데요. 뇌를 병들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가 우울증이에요. 우울증은 견디기 힘든 충격적인 일을 겪었거나, 주변 환경이 힘들어서 발생하기도 하지만 뇌가 늙어가면서 스스로 만들어 가기도 한답니다. 

 

나이를 먹으니 몸도 예전 같지 않고, 부모님이 편찮으신 것을 지켜보면서 노후가 두려워지고, 누군가의 기대와 사랑을 한 몸에 받던 젊은 시절을 떠올리면 햇살이 찬란한 날씨에도 울컥 눈물이 날 때가 있죠. (제 얘기는 아니라고 아니 말할 수 없네요. ㅋㅋㅋ)

생각이 부정적으로 흘러 결국 자신을 점점 더 우울의 늪으로 밀어 넣게 되는데요. 우울증을 부르는 사고방식은 어떤 것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인지치료의 창시자, 인지행동치료(CBT)의 아버지이자 정신과 의사인 아론 벡(Aaron T. Beck)은 아서 프리먼(Arthur Freeman)을 비롯한 연구진과 함께 '우울증에 걸리기 쉬운 사고방식' 12가지를 정리했는데요. 그중에서도 정신건강에 가장 나쁜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 사고방식 5가지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1. 이분법적 사고

all or nothing thinking 

모든 사물이나 상황에 대하여 흑이 아니면 백으로 생각하며 회색 지대를 인정하지 않는 것.

 

부정적 사고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인지적 오류의 한 가지입니다. 흑백논리라고도 하죠. 흑 아니면 백, 친구 아니면 적, 모 아니면 도, 좋은 것 아니면 나쁜 것 등 모든 일을 무 자르듯 뚝딱 갈라서 극단적으로 판단하는 사고입니다. 이분법적 사고를 하는 사람은 친구라고 여겼던 사람이 단 한 번이라도 차갑게 반응하면 "나를 싫어하는구나. 배신당했다."라고 판단해 버립니다. 직장에서도 내게 호의적이지 않으면 적으로 간주하고 그들의 태도를 사사건건 부정적으로 해석하며 '나쁜 사람들'로 편을 가릅니다. 한 마디로 없는 적을 생각으로 창조해 스스로를 괴롭히는 것이죠. 

 

100점이 아니면 0점이라고 생각하는 완벽주의자 역시 이분법적 사고의 전형입니다. 시험 끝나고 책상 위에 엎드려 펑펑 우는 전교 1등, 알고 보니 마킹 실수로 딱 하나 틀렸을 때 정말 어이가 없잖아요. 그런데 당사자는 자신이 틀렸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자책합니다. 실수나 실패를 용납하지 못하는 완벽주의자는 단 한 번의 작은 실수로도 와르르 무너질 수 있는데요. 이런 사고방식은 우울증을 촉발시키는 대표적인 사고방식입니다.

 

또한 지금 일어나지 않은 일은 앞으로도 일어날 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남편이 결혼기념일을 까먹고 챙기지 않았다면, 내년에도 후년에도 '절대로' 기억할 리가 없다고 미리 부정적으로 예측하는 것이죠. 살이 쪄서 청바지를 못 입게 되었다면 앞으로도 쭈욱 못 입을 거라 단정 짓습니다.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의 가장 큰 피해자는 자신입니다.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선을 긋고, 나를 나쁜 쪽으로 몰아갑니다. 결국 자신감, 자존감이 떨어지고 우울해질 수밖에요. 흑과 백 사이에는 다채로운 색깔이 존재하는 것처럼 어떤 일이나 사람에게도 각각의 처지, 생각, 의미가 있습니다. 한 가지 일에도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존재하고요. 인생 성공 아니면 실패가 아니라 삶의 여정에서 다양한 희로애락을 경험하는 과정에 의미가 있는 것 아닐까요.

 

완벽주의는 엄격히 말하면 자기 착취라고 해요.

우리는 존재 자체로 이미 완성되었습니다.

닦달하지 말고, 적당하게 애쓰며 자신을 응원해 주기로 해요.

2. 성급한(과도한) 일반화 

fallacy of hasty generalization

한 가지 사건으로 전체를 판단하는 사고방식.

 

한 번의 경험으로 비슷한 일의 결과를 미리 단정 지어버리는 것이죠. 예를 들면 조선족의 범죄에 대한 기사를 접한 후 조선족 전체에 대해 범죄자 집단이라는 혐오감을 표출하는 경우입니다. 또는 한 번 실수했다고 "나는 실수 투성이야. 실수만 할 거야." 단정 짓기도 합니다. 일부의 사례나 대표성이 없는 불확실한 데이터를 근거로 섣부른 결론을 도출하는 사고방식이에요.(요즘 유행하는 MBTI도 비슷한 경우라 볼 수 있겠네요. 하나도 안 맞음.)

 

이런 사고방식에 갇히면, 가까운 사람에게 거절당하거나 상처를 받았을 때 주위의 모든 사람이 자신을 싫어할 것이라 단정 짓고 마음의 문을 닫아버립니다. 나이가 들수록 취미 생활을 함께 하며 대화할 수 있는 친구가 소중해지는데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로 대인 관계가 원만하지 못해 우울해지기 쉽습니다. 

 

살다 보면 거절당할 수도 있고, 거꾸로 내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는데 단 몇 번의 경험으로 대인관계를 포기한다면 정말 성급한 결론이죠. 5천 만 인구 중에서 많아야 10명 이내의 사람에게 받은 마음의 상처를 전체로 확대 해석하는 게 맞는 걸까요. 실제로 은둔형 외톨이의 경우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로 사람 만나기가 힘들어 외출하지 못하는 경우라고 합니다. 

 

어떤 상황을 접하고 결론을 내리기 전에 흔히 말하는 '중립 기어'를 유지하는 자세를 취해보세요. 더 많은 정보와 데이터를 수집하고, 상대방의 입장, 반대하는 사람의 입장 등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며 균형잡힌 시각을 갖추는 게 중요합니다. 또한 언어 사용에 주의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항상, 절대, 꼭' 같은 표현 대신 '가끔, 일부, 어쩌면' 등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표현 연습을 하는 거죠.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해요.

 

3. 선택적 추출

인지적 편향의 한 종류로 부정적인 경험이나 정보에 더 집중하고, 긍정적인 경험이나 정보는 무시하는 사고방식.

 

부정적인 생각, 감정, 상황에 더 쉽게 끌려서 집중하게 되고, 과거의 부정적인 경험을 반복적으로 되새김질하면서 현재 상황을 비관적으로 평가합니다. 작은 비판에 과도하게 반응하며, 칭찬이나 좋은 반응보다 더 오랫동안 기억하면서 스스로를 괴롭힙니다.

 

예를 들어 좋은 성과를 내면 "남들처럼 했을 뿐인데 운이 좋았지. 내가 잘한 게 아니야." 등으로 자신을 낮추어 평가하고, 칭찬을 받더라도 "진심이 아니라 빈말일 거야."라고 생각해요. 미래에 대해 희망을 갖거나 기대를 하는 대신 "이번 생은 망했어!" 절망적이며 비관적인 전망을 합니다.

 

저도 최근에 존경하던 분께서 투병 끝에 돌아가신 일을 겪었는데요. 그 후로 "내 노후도 마찬가지일 거야. 늙으면 다 병들고, 고통스러운 날들을 보낼 거야."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더라구요. 나이 드는 게 두렵고, 비참하고, 살아가야 할 가치가 없는 일로 여겨졌습니다. 분명히 행복한 추억, 평온하고 풍요로운 일상을 누리는 분들도 많이 봐왔는데, 부정적인 면만 반복해 상상하면서 아주 우울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런 사고방식을 교정하지 않으면 아마도 상상을 현실처럼 받아들여 우울증이 발현될 수도 있겠죠.

 

선택적 추출은 부정적인 사고를 직시하고, 현실적이며 객관적인 사고방식으로 바꿔줘야 하는데요. 이게 정말 사실인가, 긍정적인 시그널은 어떤 것인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 일어날 확률은 얼마인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등등 부정적인 생각을 기록해 이를 뒷받침할 근거가 있는지, 긍정적으로 달라질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함께 기록해 보면 도움이 된다고 해요.

 

더불어 부정적인 경험, 뉴스를 멀리하고 긍정적이며 밝은 사건에 더 집중하는 습관을 기르며 자신에게 계속 칭찬의 말을 들려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그렇게 만들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참 멍청하네, 바보 같이, 무능력의 끝판왕, 내가 그렇지, 뭐." 등의 부정적인 말을 들은 내가 미래를 시각화하고, 실제로 그런 방향으로 바뀐다네요.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요즘 매일 제게 들려주는 말입니다.

인간은 생각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살아가게 되어있으니까요.

4. '~해야만 한다'는 사고

지나치게 엄격하고 높은 기준을 설정해 강박적으로 해내려고 하는 사고방식.

 

나는 결코 실패를 해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들을 실망시켜서는 안 된다, 혼자 모든 걸 잘 해내야 한다, 최고의 성과를 내야 한다, 항상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고 인정받아야 한다, 육아와 직장 생활 모두 잘해야 한다 등등 실제로 불가능한 미션을 설정해 두고 자신을 채찍질하는 사고방식이에요.

 

스스로 정한 높은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과도한 스트레스와 책임감에 시달립니다. 실패의 두려움 때문에 새로운 도전을 하지 못한다거나,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구요. 한 번의 실수만으로도 자책하고, 자신의 능력을 낮게 평가해 자존감이 낮아집니다.

 

육아 우울증도 마찬가지 패턴인데요. 엄마라는 존재는 늘 아이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하고, 좋은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과 달리 서툴고, 지치고,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어질 때가 있죠. 그런데 엄마라면 무조건 참고, 희생해야 한다는 강박에 "난 나쁜 엄마인가 봐." 죄책감이 들며 우울해지기 쉽습니다. 신이 모든 곳에 있을 수 없어 엄마를 만들었다지만 엄마는 신이 아니에요. 아이를 1~2년 키울 것도 아니구요. 할 수 있는 범위에서 할 수 있는 역할만 해도 충분한데 '~해야만 한다'는 사고방식이 무기력증과 우울을 불러옵니다. 

 

하기 싫은 일이나 의무는 무엇이며, 어디까지 할 수 있고, 어떤 일을 선택해서 할지 자유롭게 정해 보면서 우선 부담감을 떨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당할 수 있는 기준을 설정해 만족감을 느끼고, 건강한 의무감으로 일을 처리하는 사고로 전환하면 강박에서 벗어나 훨씬 즐겁게 살아갈 수 있겠죠. 해야만 하는 일만 있는 게 아니라 선택할 수 있는 일도 있다는 것. 정말로 심각하게 하기 싫은 일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방법도 있답니다! 

 

5. 개인화

어떤 사건이 일어나는 원인은 다양하며 복잡하기 마련인데 자신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믿으며, 자신과 연결시키는 사고방식. (내가 축구 중계를 보면 꼭 져서 안 본다는 생각도 같은 맥락일까요.) 실패나 부정적인 일은 결국 내 탓이라 여겨 과도한 책임감으로 정신이 피폐해지게 됩니다. 

 

개인화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뿐 아니라 가까운 사람, 친구에게 일어나는 일까지도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고 믿습니다. 천재지변으로 친구에게 나쁜 일이 생겨도 "그때 내가 만나자고 해서 밥이라도 먹었으면 사고를 피했을 텐데."라고 생각합니다. 연인끼리 이별을 한 경우에도 "내가 좀 더 예뻤으면, 돈이 좀 많았다면, 어렸다면, 더 잘해줬다면 안 헤어졌을 텐데." 등등으로 상대와의 관계성이 아니라 내 약점에 집중적으로 왜곡된 생각을 하며 괴로워합니다.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사건일 수 있고,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가정적, 대인관계에서 비롯되는 문제일 수 있는데 책임의 당사자를 자신으로 특정합니다. 코로나19 이후 자영업자가 어려워지고, 직장에서 희망퇴직을 했다면 나의 책임이 아니라 국가적, 사회적 재난의 결과일 가능성이 많은데도 "내가 무능해서 그렇지." 단정하고 우울의 늪에 빠집니다. 

 

정말 나만의 문제일까, 온전히 내 책임일까, 사회와 가정에는 문제가 없는 것일까, 내가 아니었더라도 생길 일은 아니었을까 등등 문제를 나와 떨어뜨려 객관화해 보는 것이 현명하다고 해요. 요즘 시간을 거스르는 타임랩스 영화, 드라마가 유행인데요. 현실의 불행한 결과를 바꾸기 위해 미래로 가서 원인을 제거하지만 현실에서는 다른 방식으로 불행이 반복되고, 주인공은 "일어날 일은 결국 일어나게 되어있다."라며 허탈해하죠. 어떤 사건에 대해 나의 역할과 책임에 연연하기보다는 일어날 일이 일어난 것일 뿐이라는 생각으로 접근해 보면 어떨까요. 

 

 

 

우울해지기 쉬운 사고방식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저는 가수 양희은님의 유행어가 우울해지기 쉬운 상황을 관통하는 잠언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라 그래. 그럴 수 있어. "

마음이 급할수록 한 발 떨어져서 여유를 가지고 판단을 느리고, 헐겁게 해봅시다.

 

바르고 유익한 정보로 또 찾아뵐게요.

순금 24K로 된 꼬리 아홉 개 황금구미호였어요.

빠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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